2008년 개봉한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초기 작품이자, 브루스 배너라는 복잡한 캐릭터의 출발점이었다. 이 영화는 현재의 마블 세계관에서는 다소 소외되었지만, 여전히 서사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본 글에서는 '인크레더블 헐크'가 마블 세계관에서 차지하는 위치, 영화 속 핵심 사건들, 그리고 헐크 캐릭터가 이후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정리해 본다.
마블 세계관 내 헐크의 위치
2008년 개봉한 '인크레더블 헐크'는 MCU의 두 번째 영화로, 아이언맨(2008) 다음 순서에 해당한다. 당시만 해도 마블은 지금처럼 거대한 유니버스를 형성하지 않았고, 각각의 캐릭터들을 독립적으로 소개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토니 스타크(아이언맨)가 등장하면서, 향후 '어벤저스' 프로젝트를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인크레더블 헐크'는 명백히 MCU에 포함되어 있으나, 이후 마블 영화에서 브루스 배너 역할을 맡았던 에드워드 노튼이 아닌 마크 러팔로로 배우가 교체되면서 헐크의 연결성은 다소 약해지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의 사건들—예를 들어 브루스 배너가 감마선 실험으로 인해 헐크가 되었다는 기원 이야기, 썬더볼트 로스 장군과의 갈등, 그리고 아보미네이션이라는 강력한 적의 등장—은 후속 작품에서 계속 언급되며 세계관의 기반을 구성한다. 특히 '셰헐크' 드라마 시리즈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에서 헐크 관련 설정이 다시 활용되며, 이 영화의 정체성은 시간이 지나며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 속 핵심 사건 정리
'인크레더블 헐크'는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변하게 된 배경과, 그가 이를 어떻게 통제하려고 노력하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초반에는 브라질의 빈민가에서 배너가 헐크로 변하지 않기 위해 요가, 명상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배너를 생체 병기로 활용하기 위해 그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군인 에밀 블론스키가 헐크의 힘을 흉내 내기 위해 감마 실험을 자청하게 된다. 결국 블론스키는 아보미네이션이라는 괴물로 변하며, 뉴욕 거리에서 헐크와 치열한 결투를 벌인다. 이 장면은 MCU 초창기 시절 치고는 매우 스펙터클한 연출이었으며, 헐크의 파괴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그가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또한 영화는 브루스 배너와 베티 로스 간의 로맨스도 놓치지 않고 다룬다. 베티는 배너의 내면을 이해해 주는 인물로, 그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이 관계는 이후 MCU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초창기 헐크 캐릭터의 인간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였다.
헐크 캐릭터의 변천사
'인크레더블 헐크' 이후 헐크는 2012년 '어벤저스'를 시작으로 마크 러팔로가 연기하는 모습으로 재등장했다. 이때부터 헐크는 코믹 요소와 강력한 전투력을 모두 갖춘 히어로로 자리 잡는다. 초기의 헐크가 통제 불가능한 분노의 상징이었다면, 후속작에서는 점점 더 이성과 감정을 갖춘 존재로 발전해 간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거의 하나의 인격처럼 대사를 하며,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는 '스마트 헐크'로 진화해 브루스 배너의 지성과 헐크의 힘을 동시에 지닌 존재로 등장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캐릭터의 외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헐크라는 존재가 지닌 상징성—인간의 이성과 본능 사이의 갈등, 분노의 통제 여부 등—을 MCU가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오리지널 '인크레더블 헐크'는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자, 가장 원초적인 헐크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마블이 다중우주 개념을 강화하면서 과거 캐릭터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며, 에드워드 노튼의 헐크 또한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인크레더블 헐크'는 MCU 초기의 흔적이자 헐크 캐릭터의 본질을 탐색한 중요한 작품이다. 마블 세계관에서 다소 소외된 감이 있었지만, 이 영화가 제공한 서사적 토대와 상징성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헐크가 어떤 방식으로 다시 변화할지 지켜보며,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복습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